주말에 친구와 함께 영화관에 갔다. 긴 줄을 서서 처음 보는 영화를 기다리던 중, 나는 친구에게 속삭였다. "혹시 우리가 못 보던 사람들을 영화 속에서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친구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럼 비밀이 가능할까?"라고 반문했다. 드디어 영화가 시작됐다. 화면에는 주인공이 적들과 맞서 싸우는 장면이 나왔다. 그런데 갑자기 화면이 멈추고 주인공이 나를 바라보더니 말했다. "형, 넌 왜 여기 있어?" 순간 머리가 멍해졌다. "어? 내가 주인공은 아니지 않나?" 내가 생각하는 사이 친구가 웃음을 터뜨리며 "너의 병맛 유머가 영화 속으로 들어갔나 보다!"라고 외쳤다. 영화가 다시 진행되면서, 주인공은 내 친구에게도 말을 걸기 시작했다. "왜 이렇게 긴 줄을 서 있는 거야? 소중한 시간을 낭비하고 계시네요?" 놀란 표정으로 친구는 대답했다. "영화관에 오긴 했지만, 널 보기 위해 왔으니까!" 주인공은 약간 당황한 듯했다. 그리고 화면이 다시 멈추더니, "그럼 다음에는 영화 대신 카페에서 만나자"라고 했다. 영화가 끝나고 우리는 극장에서 나왔다. 친구가 말했다. "이렇게 평범한 나날을 영화처럼 만들어줘서 고마워." 나는 웃으며 대답했다. "내가 주인공이사 느낀 건 처음이야, 하지만 그 주인공이 웃기진 않더라." 그 순간, 내가 주인공이라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생각하며, 영화가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웃음이 나왔다. "그럼 다음에 만날 땐 진짜 영화 속으로 가자!"고 결심한 순간, 왠지 기분이 좋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