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국내에서 보기 힘든 차종 가운데 하나가 픽업트럭인데요. 국내 자동차 회사들이 새로운 픽업트럭 모델을 잇따라 내놓고 있습니다. 어떤 전략인 건지, 홍영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비가 온 뒤 진흙투성이가 된 산길을 거침없이 달리고, 한쪽 뒷바퀴가 들리는 울퉁불퉁한 길도 안정적으로 넘어갑니다. 기아가 최근 출시한 픽업트럭 타스만입니다. 경사 30도에 달하는 가파른 언덕길에 진입하자 운전석에서는 하늘만 보이는데, [올라갑니다. 경사도가 상당한데.] 실시간으로 차량 하부를 비추는 카메라가 있어 지형에 맞게 핸들을 조작할 수 있습니다. 산과 강변을 달리다 만날 수 있는 이런 물웅덩이도 최대 80cm 깊이까지 건널 수 있습니다. 이런 픽업트럭은 미국에서 팔리는 신차의 5대 중 1대꼴일 만큼 대중적입니다. 테슬라도 사이버트럭이라는 전기 픽업트럭을 주력 모델의 하나로 내세울 정도입니다. 이에 비해 주차 공간이 좁고 도로가 촘촘히 깔려 있어 비포장 도로를 다닐 일이 적은 국내 시장에서는 픽업트럭의 판매 비중은 약 1%에 불과합니다. [최동호/기아 책임연구원 : 아직까지는 오프로드에 대한 취미 활동이나 그런 활동들이 그렇게 대중적이지는 않지만 픽업에 관심을 새로 가질 수 있도록 저희가 가격 저항을 최대한 줄여서….] KG모빌리티 역시 지난달부터 전기 픽업트럭 신모델 무쏘 EV 판매를 시작했습니다. 캠핑 등 야외 활동을 즐기는 고객층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입니다. [권용주/국민대 자동차 운송디자인과 교수 : 등산한다든가 또는 낚시를 간다든가 그런 용도의 수요가 많기 때문에 그 시장이 앞으로 조금씩은 더 커질 여지가 있다라고 판단을 한 겁니다.] 국내 업체들은 새로운 픽업트럭 모델의 수출에도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다음 달 타스만은 호주와 중동에서, 무쏘 EV는 유럽에서 본격적인 판매를 시작합니다. 새로 출시된 픽업트럭 모델들이 국내에서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고, 해외 시장 공략에도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영상취재 : 황인석·배문산, 영상편집 : 박진훈, VJ : 정한욱) 홍영재 기자 yj@sbs.co.kr 미얀마 규모 7.7 강진의 '진앙'으로 꼽히는 사가잉에서 3일 한 여승과 주민이 무너져 내린 주택을 안타까운 얼굴로 지켜보고 있다. 사가잉=허경주 특파원 마을 곳곳에 폭탄이 떨어진 듯했다. 성한 건물을 도통 찾아볼 수 없었다. 지난 3일 미얀마 북서부에 위치한 불교 도시 사가잉은 ‘처참하다’는 표현만으로는 부족했다.여승(女僧) 도뗀자이(48)는 반쯤 무너져 내린 5층 건물 앞에서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앉아있었다. 이곳은 여승을 위한 사원이었다고 했다. 말이 ‘사원’이지, 7~17세 동자승과 이들을 지도하는 관리자 스님 30여 명이 함께 모여 생활하고 교육하는 시설이기도 하다.어린 스님들을 위한 읽기와 쓰기 수업이 진행되던 지난달 28일 오후 12시 50분. ‘쿵’ 하는 묵직한 소리와 함께 건물이 흔들렸다. 대부분 황급히 빠져나왔지만 이 가운데 절반가량이 ‘밖이 무섭다’며 다시 건물로 들어갔다. 그리고 두 번째 진동과 함께 건물에 파묻혔다. 미얀마 규모 7.7 강진의 '진앙'으로 꼽히는 사가잉에서 3일 구조대원들이 잔해에 파묻힌 여승을 찾고 있다. 이 건물은 여승과 동자승들이 머물던 종교 시설이다. 사가잉=허경주 특파원 잔해 속에서 '살아'나온 건 단 한 명뿐. 지금까지 14명의 시신이 발견됐다. 10대 두 명이 여전히 차갑고 날카로운 콘크리트 덩어리 속에서 구조를 기다리고 있다. 도뗀자이는 “(사고 후) 구조대 몇 명이 왔지만 아이들을 구하기는 역부족이었다”며 눈물을 훔쳤다.건물 잔해에서는 한때 동자승이 배웠을 초등 1학년 과학 교재와 어린이용 교리 교재, 분홍색 가방이 나뒹굴고 있었다. 친구를 잃은 비극을 아는지 모르는지. 무너진 건물 앞에서 딜라시위섬(여승이 입는 분홍 가운)을 걸친 동자승 세 명이 흙놀이를 하고 있을 뿐이었다. 도뗀자이 스님이 3일 미얀마 사가잉에서 지진으로 인한 피해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미얀마에서 발생한 규모 7.7 강진으로 그가 여 동자승과 머무는 종교 시설이 무너져 내려앉았다. 작은 사진은 건물 잔해에서 발견된 동자승의 과학 교재 모습. 사가잉=허경주 특파원 군부-반군 휴전으로 다리 재개통한국일보는 지난 3일 국내 언론 중 처음으로 사가잉을 찾았다. 사가잉